들고다닐 수 있는 꽤 큰화면?
대부분의 전자제품, 가전제품은 소형화를 추구하지만 보다 큰 디스플레이에 대한 열망은 항상 반대였다.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거의 모든 부품이 소형화되었지만 스마트폰의 크기는 오히려 점점 커졌다. 바로 디스플레이 때문이다. 거실에 놓은 티비도 마찬가지다. 어렸을적 그렇게도 커보였던 29인치 브라운관 티비는 이제 컴퓨터 모니터보다 작은 사이즈가 되어버렸고 일반 가정집의 표준 티비 사이즈로 55~65인치가 자리잡은지 오래다.
어떤 사이즈의 티비를 사야할지 고민이라는 글에는 어김없이 달리는 ‘거거익선’ 말그대로 클수록 좋다는 의미다. 인간은 본래 적응의 동물이니까. 아니나 다를까 65인치를 구매하고 75인치 티비를 사지 않은것을 후회한다는 글을 종종 볼수있다. 그리고 보다 큰 화면으로 콘텐츠를 소비하고자 하는 욕망의 끝에 티비가 아닌 프로젝터라는 제품이 있다.
투사거리에 따라 달라지는 화면의 특성으로 일반 가정집에서도 공간만 있으면 100인치는 손쉽게 구현할 수 있는 프로젝터지만 애초에 단순히 큰 사이즈의 화면보다 새로운 디스플레이 경험을 하고 싶었던 터라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천장 고정형, 단초첨 레이져 프로젝터 처럼 티비를 대체하는 목적의 제품은 관심이 없었다.
큰 디스플레이보다 '들고다닐 수 있는 꽤 큰 화면’에 관심이 있던 내게 흔히 미니 빔 프로젝터라고 불리우는 제품들이 눈에 들어왔고 이런저런 고민 끝에 지금은 단종된 LG의 미니 빔 프로젝터를 구매하게 되었다.
미니미니 하네
몇 년전 스마트폰에 빔프로젝터가 달려있는 제품처럼 미니 빔프로젝터는 말그대로 미니미니 하다. 이 제품도 손바닥 만한 크기에 배터리 내장형이라 제법 묵직한 무게감을 가지고 있다. LG 빔프로젝터들은 대부분 화이트 컬러를 가지고 있는데 거치형으로 사용하는데는 문제없겠으나 미니 빔처럼 이동형인 경우에는 좋은 컬러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인터페이스는 매우 단순하다. 후면의 스위치를 on으로 하고 상단의 전원 버튼을 누르면 켜지게 되는데 초기 구동 속도도 3~4초 정도로 꽤 만족스럽다. 고급스러움이 느껴지는 재질은 아니지만 클릭감이 뚜렷한 편이다. 양 옆에는 각종 입력 단자들이 있고 이들은 커버로 보호되는 구조다. 커버를 닫고 여는 방식이 그리 세련되지는 않았지만 단자를 보호하는 기능을 충실히 하기에 없는것보다는 훨씬 낫다.
보통 미니 빔프로젝터는 삼각대에 올려서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 삼각대홀을 제공하고 하단에 각도 조절 기능을 가지고 있다. 추가적인 장비없이 각도를 조절할 수 있는점은 마음에 드나 좀 애매하다. 특정각도에 걸리는 방식이 아니라 굉장히 아날로그적인 방식으로 각도를 조절해야 한다. 특히 각도를 맞추고 본체에서 손을떼었을때 받침대 힌지 장력으로 인해 맞췄던 각도가 변경되는 경우가 있는데 굉장히 불편하다.
그리고 디자인적으로 가장 아쉬운 부분, 이 제품은 렌즈 부분을 보호하기 위한 구조를 가지고 있지 않다. 렌즈덮개가 있는것도 아니고 렌즈가 수납되는 구조도 아니다. 쓰나 안쓰나 그냥 렌즈가 노출되어버린다. 미니빔 자체가 저가형 라인이라고는 하지만 이동형 제품임에도 렌즈 보호를 위한 아무 장치가 없다는건 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완벽한 낮져밤이 성능
미니프로젝터는 밝기가 낮아서 낮에는 쓸 수 없고 빛이 차단된 공간에서 사용이 가능하다는 말은 그전부터 알고 있던터라 낮에 안보이는건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사실 100인치, 120인치 까지 된다고 하는데 1280의 HD화질로 100인치 화면을 구현하면 화질이 떨어질거라 예상했는데 의외로 100인치 정도 되니 화질보다 큰 화면의 신선함이 더 크게 와닿았다. 100인치 정도로 화면을 만들게 되면 그만큼 멀리서 보게 되니 전체적인 화질의 만족도는 높은편이였다. (옛날 동네 극장의 약간 레트로한 화질의 느낌이 난다)
색 재현력도 크기에 비해 우수하고 환경 자체를 어둡게 만들어야 사용이 가능하기에 정말 영화관 느낌을 손쉽게 만들 수 있다. 특히 사이즈가 작아서 어디든지 들고다니면서 흰 배경만 있으면 화면을 만들 수 있으니 영화를 볼때는 거실에서, 아이들 유튜브를 보여줄때는 안방에서 바로 투사하면 된다. (집안 벽지가 흰색인게 정말 다행이다.)
20인치 이상의 화면을 손쉽게 들고 다니면서 만들 수 있다는 경험은 꽤나 충격적이었다. 거창한 스크린 없이도 천장, 벽면에 바로바로 대형 스크린을 만드는 경험은 어린아이때 완전 새로운 장난감을 접했을때의 느낌과 비슷하였다.
os가 내장된 제품이 아니기에 입력소스가 필수이긴 하지만 무선 연결, hdmi 연결을 모두 지원하고 그 방식도 꽤 간편하다. 무선연결이 편하긴 하지만 약간의 화질 저하, 딜레이가 있지만 별도의 케이블이 필요치 않아 자주 사용한다.
사용시 소음이 있긴 하지만 큰편은 아니며 오히려 윙윙 거리는 소음은 극장의 느낌을 살려주는 요소로 느껴진다. 다만 제품 자체의 스피커 성능은 정말 최악이다. 다행히 어떤 연결방식을 선택해도 음성 sync가 맞지 않는다는 느낌은 들지 않지만 스피커는 정말 아니다.
블루투스 스피커 연결이 가능하기도 하지만 주로 쓰는 방법은 핸드폰 자체의 스피커로 음성을 출력하는 방법이다. 사용중인 갤러시 s10의 경우 사운드 품질이 꽤 괜찮은편이라 집에서 사용하기에는 충분한 음량을 확보할 수 있다.
자주는 쓰지 않지만 없으면 안될것 같다.
이 제품의 쓰임새는 주로 주말이다. 주중에 괜찮은 영화를 선택해놓고 주말 거실 벽면을 이용해서 영화를 보곤 한다. 이제 최적의 장소와 위치까지 알게된터라 준비에 큰 시간이 들진 않는다. 영화를 보는 만큼 hdmi 연결로 화질을 확보하고 음성출력을 스마트폰으로 해놓고 영화를 보면서 간식거리를 즐기다 보면 요즘같은시대에 딱히 극장 생각이 나지 않을만큼 큰화면으로 영화를 즐길 수 있다.
영화 ‘조커’의 경우 예전에 극장에서 정말 인상깊게 본 영화였고 이게 온라인으로 공개되었을때 꾹꾹 참았다가 주말에 빔 프로젝터로 본 기억이 있다. 간편하게 스마트폰, tv로 볼수 있었겠지만 극장의 느낌을 다시한번 경험하고 싶었고 충분히 만족할만한 화면으로 영화를 즐길 수 있었다. (정말 사길 잘했다고 느껴지는 순간…)
또하나의 용도는 캠핑장이다. 휴대용 스크린을 하나 사고 캠핑장 갈때마다 같이 들고 같다. 저녁을 먹고 장작을 피며 불멍을 즐길때 나무에 걸어놓은 스크린으로 영화를 보거나, 아이가 보고싶은 유튜브를 틀면 어느새 다른집 아니들이 하나둘씩 모이기 시작한다. (물론 오래 보여주지는 않는다.)
더 높은 해상도, 더 밝은 제품이 즐비하지만 딱히 생각이 나지 않는다. 낮에 즐길 수 있는 디스플레이 종류는 매우 많이 있고 그 어떤 디스플레이도 이 제품이 만드는 경험을 흉내낼 수 없으니까. tv를 대체할 목적이 아니라면 작은 미니 빔프로젝트를 강력 추천한다.
LG전자 시네 빔프로젝터 PH30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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