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 집에 스마트폰이 몇개인지..
그동안 여러가지 스마트폰을 사용해왔다. 실제 사용을 위해서 혹은 업무할때 테스트 목적으로 하나둘씩 쌓이더니 현재 집에는 10개정도의 스마트폰이 있다. 갯수는 10개지만 크게 보면 아이폰, 그리고 갤럭시다. LG스마트폰은 없었다. 사실 LG가 스마트폰 역사가 짧지 않음에도 이상하게 LG와 인연이 없었다. 옵티머스g의 히트 이후 계속 내리막길을 걷게되며 지속적으로 접했던 소식은 휴대폰사업부 연속 적자 뿐이었다.
안좋은 소식만 들려왔던 LG스마트폰에 새로운 소식이 들려왔다. 다들 화면에 집중하고 있는 시점에 소리에 집중한다는 소식. 스마트폰에는 너무 과분한 dac를 탑재해서 음질이 좋아졌고 붐스피커라는것도 탑재해서 뭔가 소리에 집중하는 인상을 주기 시작했다는 소식이었다.
결론적으로 붐스피커는 대기업 높으신분들의 기호에 맞춘 기믹적인 기능이고 (정말 소리가 민폐 그 자체다.) 자연스럽게 관심이 갔던기능이 바로 쿼드 dac 탑재였다. 간단하게 dac는 디지털 신호를 아날로그로 바꿔주는 장치인데 이유는 우리가 쓰는 리시버, 스피커는 아날로그 입력을 받아 소리로 바꿔주기 때문이다. 이때 dac에 따라 소리의 질과 출력이 달라져서 흔히 음악좀 듣는 사람들은 개별적으로 dap (음악 플레이어, 고급형 mp3플레이어라고 생각하면 쉽다)를 구입하는데 이게 가격이 상당하다. 보통 수십만원대에서 수백만원대까지 있고 거기에다 이에 어울리는 이어폰이나 헤드폰까지 고려한다면 과연 음악은 유부남이 절대 가져서는 안될 취미라고 할만하다.
평소 관심도 있었고 중국산 가성비 dap가 계속 나왔지만 가장 큰 걸림돌은 과연 음원을 어디서 구해서 넣고 다닐꺼냐? 였다. 그도 그럴것이 이미 스트리밍 서비스에 익숙해져서 개별적인 파일을 관리한다는게 어색한 지경이 되었고 무엇보다 고음질의 음원을 구하는것 또한 만만치 않았다. 그러던중 지속적인 폭망으로 중고가격이 바닥을 치던 LG스마트폰! 고품질의 dac와 스트리밍까지 가능해서 (스마트폰이니까) 한번에 고민을 해결해주기 충분한 놈이었다.
그리고 아주 좋은기회에 한때는 플래그십이었던 v30을 단돈 5만원에 구입하게되었다. (당근마켓에서 부모님이 쓰셨던 핸드폰은 대부분 상태가 좋다.)
아무리 그래도 LG다. 괜찮은 마감
맨처음 기기를 쥐었을때 드는 생각은 ‘가볍다’였다. 요새 200g이 넘는 제품들이 많아서 상대적으로 더 가볍게 느껴졌다. 가로폭은 갤럭시 s10보다 더 넓어서 상대적으로 더 큰 제품인 듯한데 무게가 비슷하니 상대적으로 느껴지는 무게감은 가벼웠다.
다만 이 가벼움이 제품이 단단하고 가벼운 느낌이 아닌 가볍다에서 끝나 그 점은 좀 아쉽다. 아무래도 가로폭이 넓어서 그런거 같다. 이런 가로폭은 파지감에도 영향을 주는데 상대적으로 손에 쥐었을때의 느낌이 좋지 않다. 가로폭이 넓기에 당연히 쥐었을때의 부담이 더 커진것도 있지만 제품의 전체적인 부피와 그에 맞는 무게감이 잘 맞지 않다는 느낌이다. 이런걸 보면 특히 항상 들고 다니는 제품의 경우 무조건 가벼운게 좋은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하루 이틀 스마트폰을 만든 기업이 아니기에 전반적인 마감은 훌륭하다. 디스플레이 측면의 적당한 곡률 (엣지 디스플레이는 아니다) 메탈느낌은 아니지만 전후면 글라스 느낌을 잘 살렸다. 단차나 유격은 없으며 그냥 안정적으로 잘 조립된 제품이란 느낌을 준다.
이제 슬슬 문제를 짚어보자
가장 큰 문제는 화면이다. 대충 알고는 있었는데 막상 보니 소비자들이 리콜을 요구하지 않은게 이상할 정도다. 물론 내가 산 제품의 경우 2년정도 사용한 제품이기에 번인이 있어 더 심해보이는거 같기도 한데 정말 너무하다 싶을정도로 저조도에서 화면 균일도가 형편없다.
일명 한지현상이라고 불리는건데 화면 밝기가 낮을때 화면이 얼룩덜룩해지는 현상이다. 특히 불을 끄고 사용하는 경우 조도를 낮추게 되는데 낮은 조도에서는 사용이 힘들정도다. 아무리 oled 디스플레이를 스마트폰에 적용한 경험이 적다고 해도 이정도면 리콜을 왜 안했을까 의구심이 든다.
화면 번인이야 oled 특성상 어쩔 수 없는 부분이었고 (전 주인이 유튜브를 매우 많이 보셨던거 같다..선명한 유튜브 로고 번인..) 다행히 가장 밝은 상태에서의 화면 품질은 상당히 좋게 느껴졌다.
이어폰을 사용하는 경험은 쿼드 dac를 넣을정도로 신경썼지만 스피커는 정말 최악이었다. 전혀 플래그십 다운 품질이 아니었고 요새 왠만한 보급형보다 못한 수준이다. 소리는 가볍고, 볼륨이 높으면 찢어지는 소리를 들려준다. 아예 스피커로 무엇을 듣는건 포기할 정도로 형편없었다. 소리에 신경쓰는 이미지를 만들고자 했다면서 이런 스피커라니…
애초에 출시할때 플래그십 스펙이라 지금 사용해도 실사용에는 큰 무리가 없다. 답답함 없이 사용 가능하며 현재 안드로이드 9, 파이까지 지원을 하고있지만 아마 이게 마지막 메이저 업데이트일듯 하다. 무엇보다 인상적인것은 배터리였다. 2년 넘게 사용한 기기임에도 배터리가 오래가는 편이었고 고속충전, 무선충전 모두 지원하기에 충전과 관련한 스트레스 없이 사용할 수 있었다.
그리고 가장 종합적인 문제라고 생각하는 소프트웨어. 결론 부터 말하면 LG무선 사업부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팀은 전혀 의견교환을 하지 않는것 같다. 몇몇 문제가 있지만 상당한 수준의 하드웨어를 소프트웨어가 좀 말아먹는 느낌을 받았다. 전체적으로 세련되지도 않았고 그렇다고 UX를 좋게 만든느낌도 전혀 없었다. iOS와는 물론이와 갤럭시와 비교도 불가능할정도로 형편없는 소프트웨어들의 난립 그 자체였다.
쓸모없어 보이는 앱은 많고, 아이콘, UI 모두 이쁘다는 느낌은 전혀 없었다. 심지어 테마 마켓의 품질도 중국산보다 훨씬 뒤쳐진다고 생각한다. 단순히 못생긴건 개인의 취향차이가 있겠지만 전반적으로 통일화 되고있는 앱 UX를 따르지 않는것은 정말 이해할 수 없다.
예를들어 기본앱인 갤러리에 들어간 후 다수의 사진을 선택하고 삭제한다고 가정해보자. 일반적인 경험으로는 우선 사진을 꾹 눌렀을때 선택모드로 바뀌고, 그리고 원하는 사진을 선택 한 뒤 삭제를 하게 된다. 이건 법칙도 아니고 법률로 정한것도 아니지만 이제는 운영체제를 떠나 보편화된 UX다.
그런데 LG기본 갤러리 앱에서는 이게 안된다. 우선 사진을 선택하고자 꾹 누르고 있어도 반응이 없다. 한참을 찾은 결과 더보기 - 선택을 눌러야 사진 선택 모드로 들어가는것을 보고 어이가 없어 한동안 멍하니 있었다. 이런 경험을 하고 나니 이 기기를 더 사용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그냥 원래의 목적대로 음악이나 들을수밖에..
그래도 자기 몫은 충분히 하고 있다.
다시 흥분을 가라앉히고..그래도 5만원에 산 이놈은 음악 감상이라는 목적에는 너무도 충실히 자기 몫을 하고있다. 매일 스마트폰을 2개씩 들고다녀야하는 문제가 있지만 앞서 이어폰 리뷰에서 언급한것 처럼 이제는 음악을 듣기위한 최소한의 성의, 과정으로 생각하기에 그리 불편하지 않다.
메인으로 사용하는 갤럭시로는 음악을 들을 수 없기에 출퇴근하는경우 갤럭시에서 테더링을 키고 v30을 메인으로 사용한다. 기본적인 웹서핑 음악감상 영상을 보는데는 정말 쾌적하게 쓰고있다. 스마트폰이 아니라 인터넷되는 dap로 활용하고 있다.
이 제품을 구입하고 9할은 음악과 관련된 경험이기에 여기에서는 더 할말이 없다. 음질은 지금껏 써본 스마트폰 휴대기기중 최고이며 final의 e4000과의 조합 또한 개인적으로 매우 만족하면서 쓰고있다. 그냥 듣는 경험의 향상만 있다.
LG만 모르는 LG스마트폰 문제
난 LG라는 회사의 구조를 잘 모른다. 다녀본적도 없고 그냥 LG트윈스의 팬일 뿐이다. (바꾸고 싶은데 잘안된다..) 단지 소비자의 입장으로 봤을때 개인적인 바램은 HA사업부가 스마트폰 사업부를 흡수하면 어떨까 싶다.
모터달린것은 LG것 사라, 역시 가전은 LG가 낫다 등의 목소리를 스마트폰에서는 한번도 들어본적도 없으며 실제로 고객의 접점인 제품,광고,브랜딩 모두를 고려했을때도 HA 사업부를 능가한적은 없었던거 같다. 현재 방영중인 시그니처 가전 광고와 벨벳 스마트폰 광고를 보더라도 어떻게 같은 계열사에서 이렇게 다른 시각의 광고를 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시그니처는 브랜드를 벨벳은 죽어라 기능만 보여준다. 꼭 그리고 이어지는 애플광고를 보면 더 한심하다.)
시그니처의 브랜딩이 견고해지는 동안 옵티머스 g시리즈 v시리즈 그리고 벨벳과 같이 도통 종잡을수 없는 브랜딩이며 기믹적인 기술이 계속들어가는 현상을 보았을때 앞으로도 LG스마트폰은 기대가 되지 않는다. (더욱이 매스프리미엄이라는 이름을 달고 dac기능까지 제외했으니 나같은 유저도 더이상 관심 갖을 이유가 없어졌다.)
오늘도 v30의 UI를 보다가 5년전에 산 LG스마트 tv의 UI를 보면서 왜 저렇게 스마트폰에서는 하지 못할까 의구심이 들었다. 그렇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둘다 잘하기는 힘들다. 하지만 이렇게 부조화를 오래동안 만들기도 만만치 않게 힘들다고 생각한다. (기필코 실무진의 문제가 아닐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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